주한미군의 위험한 독주, ‘사후 항의’보다 ‘사전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 / 장창준

2026-02-23
조회수 29

주한미군의 위험한 독주, ‘사후 항의’보다 ‘사전 차단’에 주력해야 한다

장창준


최근 서해 상공에서 벌어진 주한미군의 대규모 단독 비행 훈련은 단순한 군사 연습 이상의 위험한 신호를 남겼다. 지난 2월 18일부터 이틀간 오산기지를 이륙한 F-16 전투기 수십 대가 100여 차례 이상 출격하며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인근까지 진입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힘든 독단적 행보다. 이에 대응해 중국 전투기들이 즉각 출격하며 서해상에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이 조성된 것은 우리 안보와 외교에 심각한 경종을 울린다.


전략적 유연성의 독단적 강행,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훈련의 가장 큰 결함은 대한민국 공군을 철저히 배제한 채 주한미군이 '단독'으로, 그것도 동북아의 화약고라 불리는 서해에서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였다는 점이다. 미 전쟁부가 올해 초 발표한 국가방위전략(NDS)의 핵심인 ‘대중국 힘의 비축’과 ‘거부적 억제’ 전략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마당에서 구체화되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전략적 움직임이 한국의 주권과 안보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강행되었다는 데 있다. 주한미군이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사전협의 없이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서해(황해)를 전장화하는 것은, 자칫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를 미·중 갈등의 직접적인 충돌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국방부의 항의, '평화안정과 주권 수호' 차원의 당당한 조치


이런 맥락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진영승 합참의장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직접 전화해 항의의 뜻을 전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로서 취해야 할 지극히 적절하고 당연한 조치였다. 미국과 중국의 전력이 대치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 영토와 인접한 공역의 군사 계획을 제대로 공유받지 못한 것에 대해 명확히 문제를 제기한 것은 '할 말을 하는' 당당한 국방의 면모를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대중국 실용 외교와 관계 복원을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의 이번 단독 훈련은 한국의 외교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마저 엿보인다. 우리 군 수뇌부가 직접 나선 것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대한민국의 국익이 미국의 전략적 도구로 소모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다.


'전략적 유연성' 불용과 군사 연습 중단의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전화 한 통의 항의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기조를 고려할 때, 이와 같은 단독 훈련과 돌발 행동은 앞으로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건이 터진 후 수습하는 '사후 대처' 방식만으로는 미·중 갈등의 거친 파고 속에서 우리 안보를 온전히 지켜낼 수 없다.


정부는 이제 더욱 근본적이고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한미군이 한국을 대중국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유연성'을 결코 허용할 수 없음을 미국 측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 패권 전략에 의해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결과를 방치하는 셈이다.


나아가 차제에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일체의 한미 군사연습을 중단하는 과감한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실용 외교가 제대로 작동하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조선과 중국을 자극하는 물리적 무력 시위부터 멈추는 것이 순서다. 사후 항의를 넘어선 선제적인 '사전 예방'은 결국 우리 주권에 기반한 단호한 정책적 결단에서 시작된다. 안보는 감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빈틈없는 시스템과 주권적 통제로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슈 브리프 구독하고
따끈따끈한 정세 현황과 분석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