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결렬, 트럼프가 트럼프했다 / 장창준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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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결렬, 트럼프가 트럼프했다


장창준


지난 4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이란 평화 회담이 결국 결렬되었다. 전운이 감도는 중동에 전 세계가 한 줄기 평화의 빛을 기대했으나, 결과는 다시 참혹한 안개 속이다. 


“트럼프가 트럼프했다.” 이번 회담 결렬 과정을 지켜보면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이번 회담은 시작부터 트럼프의 기만술로 가득했다. 트럼프는 불과 며칠 전 성명을 통해 이란의 제안이 “실행 가능한 토대”라며 평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회담 당일, 그는 이란의 숨통인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들이밀었다. 트럼프의 본질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뿐인가. 휴전 선언 후에도 “최고의 무기를 함선에 싣고 있다”면서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그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이란을 협박했다. 이번 평화 회담을 대등한 파트너 간 협상이 아니라 상대방을 힘으로 굴복시켜 항복 문서에 서명을 강요하는 위력 시위로 본 것이다. 약탈적 패권주의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은 점을 협상 결렬의 이유로 들면서 이란에 책임을 넘겼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힘으로 해결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패권주의에 있다.

트럼프는 대화의 문을 열어두는 듯한 수사를 구사하면서도, 실제로는 전례 없는 군사적 압박과 모욕적인 언사를 병행하며 이란의 무조건적인 굴복만을 강요했다. 주권 국가의 정당한 권리와 안보 우려를 외면한 채, 오직 미국의 이익과 군사적 우위만을 앞세운 이러한 태도는 협상의 기본 전제인 ‘상호 신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렸다. 


결국 이번 회담의 파행은 이란의 불성실함 때문이 아니라, 외교를 단순히 ‘힘의 우열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킨 미국의 오만함이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회담 당일의 군사 도발 시도, 약속 번복, 상대를 향한 모욕. 이 모든 과정은 예측 불가능한 변덕이 아니라, 철저히 ‘트럼프다운’ 폭력적 행보의 결과물이다. 세계는 이제 그의 입에서 나오는 ‘평화’라는 단어가 얼마나 가벼운지, 그리고 그 오만함이 얼마나 많은 피를 부를 수 있는지 다시 한번 냉정하며 지켜보고 있다. 


역시, 트럼프가 트럼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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